사람들은 흔히 사랑이라고 말하는 모든 것에 어둠을 담지 않으려 한다. 사랑은 밝고 아름다우며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을 가졌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못 이루는 것이 없는 해피엔딩을 꿈꾼다. 그러나 사랑은 매우 무겁고 어둡고 보잘 것 없으며 불가능한 모든 것에 더 이상 다치지 않기 위한 포장이고 사랑이라는 이름만으로는 그것을 이루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사랑으로 내 그림이 포장되어지는 것이 싫고 단정지어지는 것이 거북하다.

애써 좋은 점만 보려하는 시선들에 맞춰지는 것이 싫고 내가 말하는 목소리가 전해지지 않는 것이 분명한데 그 앞에서 실실 웃는 내가 싫다. 이제는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나는 사람이 사는 것은 외롭지만 함께하는 수 많은 이야기와 관계 속에서 내가 완성되어지고 존재한다는 것을 전하고 싶을 뿐이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나는 사랑이 싫다. 사랑을 사랑이라 말하고 싶지 않다. 사랑은 아픔은 숨기고 외로움을 숨기고 공허를 숨긴다.

전시가 끝나고 끝없이 생각했다.

사랑이라고 물었고 망설였다. 그러니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느꼈다면 더 얼마나 좋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