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호에 가득 숲을 스케치 하면서 내 넉넉했던 유년시절과 차츰 사라져버린 젊음. 영원하지 않은 아름다움. 드러나는 두려움. 그래서 느끼는 외로움과 허무를. 담고 싶었다.

병실에 누워 엄마를 보며, 꺾여버린 줄기 처럼 되버린 엄마의 다리에서 내 숲을 보았다.

언젠가 400호 캔버스를 꺼내 놓은 나를 보고 여기엔 무얼 그릴것이냐는 엄마의 질문에 엄마의, 나의, 허무를 그릴꺼라는 대답을 선뜻 못한것은 혹여 사라지는 아름다움에 대한 허무에서 허무만 들여다 보실까 걱정이 앞섰다.

엄마. 내 허무는 아프지 않고 괜찮아요.

 

아프지만 괜찮아요. 그러니 엄마도 괜찮을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