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을대로 쓰고 버려야 산다.

나중에 혹시 몰라 쓰던것도 버리지 않고 또 사는것을 싫어한다.

오래 묵는 것을 싫어해 책도 그림도 재료도 일정 기간마다 버린다. 두가지 이상 같은것이 여러개인건 수저 젓가락 같은거다. 새집을 지으니 마음 쓰신 선물들이 제각각인데 겹치는 것도 참 곤란하다. 마음을 써 준것이니 남을 주기도 난처하다.

내가 오직 버리지 않고 쌓아두는 것은.

바보같이 실망한 상대에 대한 기억이다.

 

그것마저 잘 버리게 된다면 좋겠다.